[non커플링] Requiem in dream 제 1장. Game
*마피아 AU
어둠이 짙게 내려 앉은 실내. 조용히 흐르는 무거운 침묵.
그 정적을 깬것은 코토부키 레이지였다.
부드러운 갈색머리, 사람좋은 듯한 얼굴로 미소지으며 턱을 괴고 앉아았지만,
그는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쏴 죽일 수 있는 마피아조직, QUARTET★NIGHT의 보스이자 모두가 모여있는 이 카지노의 주인이기도 하다.
"자~ 슬슬 게임을시작해볼까~?"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말을 내뱉으며 눈을 부드럽게 휘어 웃고있었다.
그의 손에는 두개의 주사위가 들려 있었는데 손을 움직일때마다 주사위가 부딧히는 소리가 공간을 메웠다.
그가 내세운 룰은 아주 간단했다. 두개의 주사위를 던져 높은 수가 나오는 쪽이 승리.
그리고 이 남자와 게임을 하는 사람은 ST☆RISH의 보스인 히지리카와 마사토.
레이지와는 다르게 잔뜩 굳어있는 표정으로 똑바로 레이지를 응시하고 있었다.
역시 내가 하는게.. 마사토의 오른쪽에 서있던 렌은 마사토의 어깨를 손으로 짚었고, 마토는 괜찮다며 가볍게 그의 손을 쳐냈다.
처음 이 게임을 제안받은 사람은 마사토가 아닌 렌이었다.
레이지는 예전부터 렌을 싫어했다.
이전에는 렌을 죽이겠다며 한껏 날뛴적도 있을 정도였다.
처음부터 싫어했던건 아니지만, 어느순간부터였다. 그러나 그게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아는사람은 없었다.
오늘 이 자리에 ST☆RISH를 초대한 것도, 목숨을 건 게임의 상대로 렌을 지목한 것도 모두 레이지였다.
그리고 그 앞을 막아선게 마사토였다.
레이지는 잠깐 못마땅 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이내 웃으며 마사토의 제안에 OK사인을 보냈다.
"아아~ 후배쨩들~ 기세 등등한건 좋지만, 위가 있다는 걸 알아야지~"
타이르는 듯한 말투.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레이지는 주사위를 던졌다.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가 테이블 위로 추락한 주사위는 핑그르르 구르더니 이내 멈추었고, 12라는 숫자를 가르키고 있었다.
어때, 할수있겠어? 레이지는 아까보다 더욱 기세등등해져 놀리는듯한 말투로 물었다.
마사토는 주사위를 손에 쥐었다. 선택지는 없다. 나와야하는 숫자는 하나뿐.
마음을 가다듬고 주사위를 던졌다.
테이블 위를 구르던 주사위는 통통 튀더니 한개의 주사위가 6을 가르키며 먼저 멈추었다.
그리고 다른 한개의 주사위도 곧 움직임을 멈추었다.
5라는 숫자를 나타내며.
"이런이런 안됐네~"
레이지가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자 옆에서 얌전히 서서 지켜보던 남자가 품속에서 권총을 한자루 꺼내 마사토를 향해 겨눴다.
잿빛 머리에 당장이라도 사람을 쏴죽일 듯 노려보는 날카로운 눈매.
레이지의 오른팔이라고도 불리우는 남자. 쿠로사키 란마루였다.
란마루는 아무말 없이 그저 총을 들고있을뿐이었다.
"어떻게 할래? 리더님의 목숨 하나를 내놓고 모두 꼬리말고 도망갈래? 아니면.. 그래, 한번 더 기회를 줄 수도 있어"
"동료를 두고 도망갈 리 없잖아!!"
레이지의 도발에 쇼가 버럭 소리질렀다.
그러나 마사토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 것인지 예의 표정 그대로 '그렇다고 더 큰 리스크를 질 수는 없지' 하고 중얼거렸다.
"동료의 목숨이 걸려있으니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겠군요"
마사토의 중얼거림을 들은것인지 토키야는 한발 앞으로 나서 품에 있던 리볼버를 꺼내 레이지를 향해 겨누었다.
"뭐..한번 더 기회를 준다면 감사히 받아가지요. 그러니 저희 리더를 향하고 있는 그것부터 치워주시면 감사하겠군요."
"이런이런, 꽤 나 당돌한짓을 하잖아~?"
총구가 자신을 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지는 여전히 싱긋 웃고있었고, 말투역시 태연했다.
단지 그냥 게임을 즐기고 있는 어린애처럼.
"그렇다면 이번엔 다른 게임으로 하지. 물론, 참가자도 바뀌어야겠지~?
아, 물론 그냥은 안돼. 무려 두번이나 기회를 주는건데~
이번에도 진다면 그에 걸맞는걸 걸어줘야겠는데~?"
싱긋 웃으면서 이번에는 더 큰걸 내걸라고 재촉한다.
처음의 주사위게임에는 리더의 목숨이었다.
그럼 두번째는...?
ST☆RISH를 향해 미소지으며 다음 게임은 누가 할건지 정하라며 재촉한다.
"그쪽은 누가할꺼야~? 잘 선택해야 할거야~ 조직원 전원의 목숨을 걸어줘야할테니까~"
레이지의 말에 ST☆RISH는 술렁이기 시작한다.
조직원 전원의 목숨이 한사람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제가.. 하도록하죠. 토키야가 앞으로 나섰다.
의자에 앉는 토키야를 바라보던 레이지는 피식 웃으며 아이와 자리를 교체했다.
인형같은 외모를 가진 미카제 아이는 QUARTET★NIGHT의 두뇌라고도 불리는 천재였다.
"나랑 할 게임은 룰렛인데 괜찮겠어?"
무표정으로 말하는 아이의 말에 토키야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레이지는 룰렛 앞에 서서 구슬을 집어들었다.
룰렛판이 돌아가고, 구슬은 레이지의 손을 벗어나 판 위를 빠르게 돈다.
"흑 21."
먼저 입을 열고 코인을 움직인것은 토키야였다.
흑 21칸에 코인을 옮긴 토키야는 아이가 움직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구슬의 반발력과 회전속도를 계산하면...."
무언가를 빠르게 중얼거리던 아이는 붉은색 21칸으로 코인을 옮겼다.
빠르게 굴러가던 구슬을 점점 속도를 늦췄고, 천천히 구르던 구슬이 완전히 멈췄을 때, 아이는 피식 하고 웃었다.
"유감이네, 이치노세"
"약속은 약속이니까~ 그럼 누구부터로 할까~?"
여전히 장난끼 가득한 말투이지만 더이상 레이지의 눈은 웃고있지 않았다.
"이럴땐 역시, 리더부터겠지!?"
레이지는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어 마사토를 향해 총을 겨눴고 이내 탕-! 하는 총성이 울렸다.
레이지의 볼에 핏방이 맺히고, 이내 흐르기 시작했다.
총을 쏜건 그가 아니었다.
레이지의 총구가 마사토를 향함과 동시에 렌이 가지고 있던 총을 들어 레이지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레이지가 빠르게 피했지만 총알이 그의 볼을 스치고 말았다.
"이런이런 우리 리더에게 두번이나 총을 겨누는건 그만 둬줬으면 하는데"
"그럼 이쪽은 멋대로 총을 겨눠도 된다고 생각한거냐?"
렌의 말에 란마루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총을 쐈고 그와 동시에 토키야가 테이블을 엎어 총알을 막았다. 물론, 렌에게 잔소리를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렌 쓸데없는 짓좀 하지 말아주세요! 덕분에 상황이 더 악화됐잖습니까!!"
"어쨌든 히지리카와는 무사하니까 됐잖아!!"
"그리고 상황은 최악이 되었죠..."
ST☆RISH가 테이블 뒤에서 투닥거리는 사이, 레이지는 슥- 하고 손등으로 피를 닦아냈다.
더 이상 그의 표정에는 장난끼나 미소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후배라고 신사적으로 대해주려고 했는데 말이지, 또다시 덤벼들다니. 버릇없는 쥐새끼들을 좀 교육시켜줘야겠네?"
"어디 한번 발버둥쳐봐라 우민들"
"도망가려거든 가도 좋아. 물론 도망갈 수 있다면 말이야"
레이지의 말에 카뮤와 이이도 총을 꺼내들며 한마디씩 거들었다.
"꼬리말고 도망가는 개가 되는것도 우습겠군"
명백히 비웃음을 띈 란마루의 말.
그에 발끈해서 쇼와 오토야는 '도망따위 갈까보냐!!' 라고 소리치지만 상황파악은 제대로 하고 있는건지 테이블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아이는 눈을 가늘게 뜨며 방아쇠를 당겼다.
총성과 함께 총알이 쇼의 팔을 스쳤다.
두번째 총성과 함께 이번에는 오토야의 다리에 총알이 명중했다.
"뭐..뭐야?! 어디서 총알이..."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는거야? 우리 콰르텟 나잇의 구역이라고. 과연 거기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당황해 하는 ST☆RISH를 향해 레이지는 실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그런 판자로는 막을 수 없을텐데. 중얼거리듯 말을 내뱉으며 아이는 한걸음 더 앞으로 내딧었다.
그리고는 천장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여기저기 마치 지어지다 만듯 철골이 외부로 드러나있는 인테리어.
단지 인테리어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인테리어가 단지 디자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을 하듯 아이는 철골을 향해 총을 쏴 고의적으로 유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정확히 테이블 뒤에 숨어있는 ST☆RISH를 향해 유탄이 날아가도록 노리면서.
독안에 든 쥐.
그 말이 딱 어울릴법한 상황이다.
도망가기 위해 테이블 밖으로 몸을 뺄수도, 그렇다고 계속 숨어있을 수도 없다.
"계속 숨어있을거야~? 아까의 기세등등함은 다 어디갔을까~?"
도발하려는 듯 레이지는 다시 한마디 내던졌다.
그에 반응하여 발끈 하려는 쇼의 팔을 렌이 잡았다.
"뭐 사고를 쳐놨으니 수습은 해야겠지? 셋시, 준비는 된거야?"
"물론입니다"
아무 계획이 없던것은 아닌지 조용히 탈출 계획을 설명하는데 오토야가 말을 끊었다.
"그럼 가는건 6명으로, 더이상 같이 못갈것같으니까"
아까 다리에 맞은 총알때문인지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었다.
오토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토키야가 오토야의 멱살을 잡았다.
"헛소리 하지 마십시요! 당신도 가는겁니다!"
렌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QUARTET★NIGHT을 향해 집어던졌고, 그 물체가 바닥에 닿는 순간 뿌연 연기를 뿜어댔다.
연기가 자욱해질쯤 ST☆RISH는 세실이 준비해둔 초록빛 불빛을 따라 뛰기 시작했고, 토키야도 무작정 오토야를 업고 자리를 벗어났다.
발걸음 소리가 들렸지만 QUARTET★NIGHT은 그들을 쫒지 않은 채 그냥 두었다.
아이는 총을 집어넣고는 레이지를 바라보았다.
"괜찮은거야? 보내도?"
"뭐~ 재밌었잖아~?"
"굳이 보내줄 필요가 있는건가?"
카뮤는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를 내며 레이지를 바라보았다.
"뭐, 꼬리말고 도망친 쥐새끼들이 어떤얼굴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녀석들 목숨쯤이야 언제든 빼앗을 수 있으니 지금은 게임을 즐기는것도 괜찮잖아~"
"못말리는 녀석이군"
즐거운 듯 웃는 레이지를 보며 란마루는 한숨을 내쉬었다.
"거기다 여차하면 그녀석도 있고 말이지, 우리의 스파이군이 말이야~ 그치~?"
"뭐 그렇군."
"아직은 때가 아니라구~ 자, 그럼 그녀석들을 데리고 이번엔 무슨 게임을 해볼까~?"
레이지는 싱긋 웃으며 뒤돌아 카지노를 빠져나갔고 다른 세사람도 이내 레이지의 뒤를 따랐다.